▲ 동아일보 DB

 

지난 6월 모의평가에서 수학 가형을 응시한 자연계열 수험생 중 수학 성적이 기대만큼 오르지 않은 경우라면, 수학 나형 응시를 고민할 수 있다. 응시 유형을 바꿈으로써 성적 상승을 기대하는 것. 

그런데 가형에서 나형으로 수학 응시 유형을 바꾸는 것만으로 성적이 오를 것이라 기대해도 좋을까. 진학사가 가진 지난해 모의지원 수험생의 성적 데이터를 토대로 그 가능성을 따져봤다.  

○ 수학 가형 응시 지정한 대학 ‘유의’ 

2021학년도 6월 모의평가에서 수학 가형 접수인원은 19만 2620명으로 전체 접수자 중 39.9％의 비율을 보였다. 전년도 6월 모의평가 접수비율 37.8％보다 2.1％ 증가한 수치로 지난해 가형에서 출제되었던 기하가 제외된 것이 지원 증가의 한 원인으로 보인다. 

전년도 수학 가형 접수 인원 비율을 봤을 때, 9평에서 34.7％, 수능에서 30.5％로 하락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기하 과목이 수학 가형의 출제범위에서 제외되면서 올해 하락 폭은 이보다는 적을 것으로 짐작되나 여전히 적지 않은 인원이 나형으로 변경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형에서 나형으로 변경하는 수험생들의 경우 가형 성적이 4등급 이하인 학생들이 대부분으로, 이들의 이탈로 인해 가형 3, 4등급 수험생들은 수학 성적을 향상하거나 유지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단, 수학 가형 4등급 이하에서 나형으로 변경하는 것이 대입에서 유리한 전략이라고 일반화할 수는 없다. 정시 자연계열 지원 시 수학 가형 응시를 지정하고 있는 대학이 건국대, 경희대, 고려대, 동국대, 서울대, 아주대, 연세대, 한국외대, 한양대, 홍익대 등 서울, 수도권 중심으로 많기 때문이다. 수학 가형만 다소 낮고 다른 영역 성적은 우수하다면, 가형을 유지하고 남은 기간 동안 부족한 단원 등을 집중하는 편이 낫다.

○ 교차 지원 가능해도 ‘가형 가산점’ 따져봐야

물론 자연계열 모집단위라도 수학 가/나형 모두 지원이 가능하도록 문을 열어두고 있는 대학도 있다. 서울 및 수도권 대학으로는 가천대, 가톨릭대, 강남대, 경기대, 광운대 건축, 정보융합학과, 국민대, 덕성여대, 명지대, 삼육대, 상명대, 서강대, 서울여대, 성신여대, 숭실대 컴퓨터학과, 실내건축학과 등 일부 모집단위, 한국항공대 이과대학 등이 있다. 

단, 이들 대학도 정시에서 수능 성적 반영 시 수학 가형 지원자에게 가산점을 주고 있어 주의해야 한다. 강남대는 가형에 20％, 경기대는 15％, 가톨릭대, 국민대 등은 10％, 가천대는 5％에 가산점을 주고 있다. 따라서 목표 대학의 수학 가형 가산점 및 영향력을 고려하여 수학 나형 전환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허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가산점이 주어졌을 때 성적대에 따라 영향은 다르겠지만, 대체로 가형 응시자가 1등급 정도 만회할 수 있다고 본다”면서 “가형으로 받았던 성적보다 나형에서 1~2등급 정도 올릴 수 있다면 나형 전환을 고려해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 수학 가형 4~6등급, 응시유형 바꿔 성적 상승 경우 多

그렇다면 실제로 수학 나형으로 바꿔 등급 올리기에 성공한 학생들은 얼마나 될까. 전년도 진학사 모의 지원자 중 6월 모평에선 가형을 응시하고, 수능에서 나형을 응시한 인원을 대상으로 수학 등급을 조사한 결과, 6월 모평 당시 수학 가형에서 4등급을 받았던 학생이 그해 수능에서 수학 나형으로 변경하여 두 등급 이상 올린 경우는 30.3％였다. 한 등급 이상 올린 경우도 30.3％로 나타났다. 

진학사제공
 

또한 6월 모평 당시 수학 가형에서 5등급을 받았다가 수능에서 수학 나형으로 바꿔 3등급 이내로 진입한 비율은 56％, 수학 나형에서 4등급을 받은 비율은 32％로, 똑같이 5등급을 유지하거나 하락한 경우보다 성적 향상의 경우가 더 많았다. 6월 모평 당시 수학 가형으로 응시해 6등급을 받았던 학생들 또한 응시 유형을 바꿔 두 등급 이상 상승한 경우가 72.7％로 매우 높았다. 

즉, 6월 모평 이후에 수학 나형으로 변경하더라도 3~4등급 선으로 진입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인 셈이다. 

허 수석연구원은 “지난해 수능 출제 범위가 올해와 다르다는 점이 변수이긴 하나, (응시유형 변경으로) 수학의 학업량 및 시간 안배는 훨씬 수월해질 것이기에 얼마 남지 않은 기간 내 다른 영역까지 대비하는 데에는 효과적일 수 있다”면서 “단, 수학 나형으로 전환을 고려  중이라면 반드시 올해 모의평가 및 학력평가의 나형 문제지를 풀어 성적 향상 가능성을 판단한 후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출처: 에듀동아(http://edu.donga.com/?p=article;ps=view;at_no=20200803100801329368;titleGbn=;pag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