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DB

6월 수능 모의평가(이하 6월 모평)는 수시 지원의 중요한 기준점을 제시해주는 시험입니다. 하지만 올해 6월 모평은 여러모로 예년과 다른 환경에서 치러졌습니다. 코로나19로 정상적인 등교가 미뤄지면서 학습 관리에 어려움을 겪었거나 1학기 중간고사와 시험이 겹치는 등의 이유로 제대로 대비를 하지 못한 채 시험을 치러야 했던 수험생이 많았던 것이지요. 최선을 다하지 못한 결과이다 보니, 그 결과로 수시 전략을 세워도 되는 것인지 고민이 깊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6월 모평 성적표가 나오기 전, 가채점 성적을 기준으로 수시 전략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토로한 주요 고민을 실제 사례에 비춰 풀어보고자 합니다.

Q. 고려대 학교추천전형에 지원하려는데, 6월 모평 성적으로는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할 수 없을 것 같아요. 원래 계획대로 수시 전략을 수립해도 될까요?

고려대는 각각 학생부교과전형과 학생부종합전형의 성격을 가진 학교추천Ⅰ, Ⅱ 전형을 올해부터 학생부교과전형의 학교추천전형으로 단일화했습니다. 그러면서 학생부 교과의 반영비율을 기존 학교추천Ⅰ전형에서의 50％보다 높은 60％로 상향했습니다. 또한 20％의 비중으로 반영하는 면접을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녹화 면접으로 대체하고, 평가 자체도 결격 여부만을 판단하는 P/F 방식으로 간소화하기로 했습니다. 이로 인해 해당 전형에서 교과, 즉 내신의 비중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여기에 학생부교과전형으로 단일화된 전형의 선발규모가 전년 대비 크게 확대되면서 지난해였다면 학교추천Ⅰ 대상에 해당하는 내신 우수자 상당수가 올해 학교추천전형으로 지원할 것이 예상됩니다. A 학생처럼 경영학과 등 인기학과를 지원하려는 경우는 물론 인기학과가 아닌 학과라도 합격선이 상승할 가능성을 고려해야 합니다.

수능 최저학력기준도 문제입니다. 올해 고려대 학교추천전형은 ‘3개 영역 등급 합 5 이내’의 까다로운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는데, A 학생의 경우 6월 모평 가채점 결과로는 이 기준을 충족할 수 없어 전형 지원 여부를 다시 고민해봐야 했습니다.

그러나 A 학생의 강점인 내신 경쟁력을 포기하기 아깝고, 상대적으로 6월 모평 준비가 부족했던 점과 아직 수능까지 시간이 다섯 달가량 남아있는 점까지 종합 고려하여 우선은 지원 전략을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대신 1학기 기말고사를 마무리하는 대로 최저학력기준을 맞추기 위해 수능 심화학습에 매진하기로 하였습니다. A 학생처럼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는 것이 최우선적 목표라면, 모든 영역을 고루 학습하는 것보다 등급 상승 가능성이 높은 영역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것이 좋습니다.

Q. 6월 모평 가채점 결과, 주요 영역에서 1, 2등급에 해당하는 성적을 받았습니다. 교과 성적이 평균 3등급대로 중위권 수준인데, 더 경쟁력이 있는 수능 준비에 집중해야 할까요?

B 학생이 수시 지원을 희망하는 대학과 전형의 경우 교과 성적이 합격의 변수가 될 수는 있지만, 지난 6월 모평 성적이 준수했고 무엇보다 B 학생이 국어와 탐구영역 등 현재 다소 부족한 과목의 수능 성적을 더 올릴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어 일단 유지하기로 하였습니다. 정시에서 더 나은 결과를 낼 수도 있는 학생이기에 수시 납치 방지를 위해 학생부종합전형의 경우 고려대 일반전형(학업우수형)처럼 수능 이후에 면접을 실시하는 대학을 우선 고려하였고, 이화여대 미래인재전형의 경우 향후 9월 모평 가채점 결과와 6월 모평과의 성적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정시 지원 경쟁력이 부족하다고 판단되면 수시 지원하기로 하였습니다.

그밖에 연세대, 서강대, 성균관대, 이화여대 등의 상향‧소신 지원 대학은 교과 경쟁력이 떨어지는 점을 감안해 논술전형으로 지원을 계획하였습니다. 특히 연세대를 제외한 다른 대학은 모두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적용되는데, B 학생과 같이 6월 모평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보였거나 차후 정시 지원까지 내다보는 학생들은 교과나 비교과 경쟁력이 다소 뒤처지더라도 수능 최저학력기준 충족을 지렛대로 좋은 결과를 이루어낼 수 있습니다.

Q. 6월 모평, 1학기 중간고사까지 끝난 이후에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요?

수시에서는 3학년 1학기까지 성적이 반영되기 때문에 대다수 학교가 7월 중순에서 8월 초쯤 시행할 예정인 1학기 기말고사를 준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기말고사 종료 후에는 올해 수시 학생부 마감 기준일이 9월 16일인 것을 감안하여 그 이전까지 비교과 활동 관련 학생부 기록을 잘 점검하고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보완, 마무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최근 ‘수상경력’, ‘창의적 체험활동’, ‘봉사활동상황’ 항목을 평가에서 제외하겠다는 연세대를 비롯해 일부 대학이 비교과 평가를 최소화하거나 그 비중을 줄이겠다고 발표하고 있지만, 이것이 아예 비교과 영역 자체를 반영하지 않겠다는 것은 아닌 데다 모든 대학의 일관된 기준도 아니므로 할 수 있는 선에서 최대한 비교과 영역을 풍부하게 채워두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특히 교과활동의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과 독서활동상황 등은 향후 자기소개서 작성이나 대학별 면접 준비를 위해서라도 중요한 부분이므로, 3학년 기록까지 잘 관리해야 합니다.

출처: 에듀동아(http://edu.donga.com/?p=article;ps=view;at_no=20200707093534355728;titleGbn=;pag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