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DB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지난 4월 8일 이후 49일 만에 가장 많은 40명(27일 0시 기준)을 기록하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2차 등교 개학이 27일 이뤄졌다. 고교에서는 지난 20일 등교를 시작한 고3에 이어 고2가 당초 개학일인 3월 2일보다 87일 늦게 학교 문턱을 넘었다. 내달 3일에는 고등학교 1학년이 고교 입학 후 처음으로 학교에 간다.  

일단 등교 개학은 재개됐지만, 등교수업 상황 자체는 녹록치 않다. 계속해서 발생하는 확진자 및 밀접 접촉자로 인해 경기 부천, 대구 등 일부 지역에선 예정된 등교가 미뤄졌다. 현재 정상적으로 등교수업을 하는 학교라도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불시에 등교가 중단될 수 있다. 이처럼 불안정한 상황에서 등교수업과 동시에 코앞에 닥친 중간고사까지 대비해야 하는 고교생은 걱정이 크다.

하지만 방도가 없다. 추가 감염이 지속되고는 있지만 일단 교육부가 6월 8일까지 예정된 순차 등교 방침을 유지하겠다는 방침이어서 당장은 예정된 학사일정을 순리대로 소화하는 것이 우선. 촉박한 일정 속 중간고사 대비에 어려움을 겪는 고교생을 위해 다가올 중간고사의 의미를 되짚어보고, 효과적인 대비법을 전한다.

○ 고교도 중간고사 폐지? 대부분 실시… 이르면 5월 말부터  

2차 등교 개학을 앞둔 지난 26일 서울시교육청은 ‘등교수업 운영방안 후속대책’으로 중학교에 1학기 중간고사 취소를 강력 권고했다. 원격수업 장기화에 따른 학습량 부족을 감안해 기말고사만 실시하도록 권고한 것.

하지만 고등학교는 사정이 다르다. 이날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고등학교와 중학교의 여건이 다르다"면서 "고등학교에는 중간고사 폐지를 권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내신 성적이 입시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단 한 번의 시험만으로 내신이 결정되는 상황의 부작용을 우려해서다.

물론 중간고사를 보지 않는 고교도 일부 있다. 그러나 대부분 고등학교는 빠듯한 일정이라도 1학기 중간고사를 실시한다. 고3에게 매우 중요한 시험인 6월 수능 모의평가가 18일(목) 예정돼 있어 상당수 고교가 이를 피해 6월 셋째 주 전후로 중간고사를 실시한다.

다만, 학교 여건에 따라 중간고사 일정은 이르면 5월 말부터 늦게는 7월까지 제각각이다. 서울 양천구의 한 일반고는 당장 오늘(27일)부터 고3 중간고사가 시작됐다. 고1‧2도 6월 5일부터 5일간 시험을 치르는데, 이 경우 내달 3일에야 등교를 시작하는 고1은 등교 개학 이틀 만에 중간고사를 치러야 한다.

○ 고3, 이번 중간고사가 한 학기 맞먹어… 고1은 대입의 ‘첫 단추’

빠듯한 일정 속에 치러지는 시험이지만 이번 중간고사의 의미와 중요성은 남다르다. 고3은 이번 학기가 수시에 반영되는 마지막 학기다. 다른 학년 때와는 달리 두 학기가 아닌 한 학기 성적만 반영되는데, 단순하게 보면 이번 중간고사 한 번의 비중이 다른 학년의 한 학기 비중과 맞먹는 셈이다. 더욱이 이번 학기는 코로나19 여파로 수행평가 등이 정상적으로 진행되기 어려워 지필고사의 비중이 더욱 클 전망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수행평가 비중이 줄고 지필고사의 비중이 늘어나는 것은 고1‧2도 마찬가지. 특히 고1은 이번 시험이 고교 입학 후 첫 시험이다. 고교 첫 시험에서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할 경우 부족한 내신을 극복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항상 갖고 고교 생활을 해야 한다. 자칫 다음 시험에서도 반등하지 못할 경우 내신 성적의 영향력이 큰 수시 전형은 일찌감치 포기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유석용 서울 서라벌고 교무부장(전국진학지도협의회 수석대표)은 “정시 확대로 학생부 위주 전형을 등한시하면서 내신 관리를 소홀히 하는 학생들이 있지만 재학생은 그래도 학생부 위주 전형 중심의 대입 전략이 필요하고, 그러기 위해선 철저한 내신 관리가 중요하다”면서 “고1은 이번 첫 중간고사가 자신이 치를 대학입시의 첫 발을 떼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첫 단추를 잘 채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1‧2가 치를 향후 대입에선 학생부종합전형의 평가영역이 대거 축소되고 학생부교과전형이 늘면서 고교 내신의 중요도가 더욱 높아진다. 내신을 정량 평가하는 학생부교과전형은 이미 2021학년도 대입에서도 전체 전형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2022학년도에는 수시모집 비중이 줄어드는 와중에도 홀로 비중(42.3％→42.9％)이 늘어난다.

○ 기출문제 반드시 풀어보고, 수업 속 ‘힌트’ 놓치지 말아야

그러나 학기의 절반 가까이를 원격수업으로 보낸 데다 중간고사 직전까지 등교수업 일수도 충분치 않아 정상적인 시험 대비가 어려운 것도 사실. 이때는 고교의 기출문제를 풀어보는 것에서 시험 대비의 해답을 찾을 수 있다.

유 교사는 “기출문제로 그 학교의 시험문제 유형이나 난이도를 알 수 있는데 과목 담당교사가 다르더라도 전반적인 출제 수준을 파악하기엔 충분하다”면서 “지난해와 올해는 교육과정이 같기 때문에 학교 홈페이지 등에 공개된 지난해 기출문제는 반드시 풀어보라”고 말했다.

수능 모의평가를 통해 수능의 출제경향과 유형을 파악하듯, 내신 시험 또한 학교의 기출문제를 통해 출제 수준과 문제유형을 파악해 대비하라는 것. 다만, 매년 시험범위가 조금씩 다르고 시험범위에 포함된 보충교재 등이 달라질 수도 있으므로 사전에 이러한 차이를 인지하고 풀어야 한다.

온라인 개학 기간 진행된 원격수업 내용에 대해서도 충분한 학습이 필요하다. 대부분 학교가 등교수업뿐 아니라 온라인 개학 이후 이어졌던 원격수업을 시험범위에 포함한다. 내신 시험은 수업을 가르치는 교사가 곧 출제자이기 때문에 원격수업이든, 등교수업이든 결국 수업내용 중에서 시험문제가 출제된다.

김병진 이투스교육평가연구소장은 “학교, 교사마다 유인물 등 원격수업 자료로 나온 것들이 있을 텐데 이런 자료를 잘 체크해야 한다”면서 “학교에서도 시험 대비가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서 시험에 앞서 중요한 부분들을 짚어줄 텐데, 온라인 강의나 학원수업만으로 내신 대비를 하다 보면 이러한 시험 관련 힌트를 놓칠 수 있다”고 말했다. 

 출처: 에듀동아(http://edu.donga.com/?p=article;ps=view;at_no=20200527175812874458)